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hyeonyi

프로필사진
  • 글쓰기
  • 관리
  • 태그
  • 방명록
  • RSS

hyeonyi

검색하기 폼
  • 분류 전체보기 (498) N
  • 방명록

분류 전체보기 (498)
조용한 교토 남쪽, 시간의 숨결을 걸을 수 있는 공간 교난마치

교토의 남쪽 끝자락, 사람들이 자주 지나치는 그 경계선쯤에 교난마치가 있다. 이름조차 낯선 이 마을은 교토의 유명 관광지들과 달리, 지도 위에서도 조용히 숨어 있다. 나는 어느 겨울 아침, 일부러 그 조용함을 찾아 교난마치로 향했다. 관광객들이 북적이는 거리 대신, 오직 바람과 산의 냄새만 있는 그곳이 궁금했다. 그렇게 전철을 타고 남쪽으로 한 시간쯤 내려가자, 창밖 풍경이 서서히 달라졌다. 건물은 낮아지고, 논과 밭이 모습을 드러냈다. 도시의 소음이 점점 멀어지면서 마음속에 이상한 평화가 번졌다.교난마치의 첫인상, 느리게 깨어나는 마을의 아침역을 나서자마자 공기가 다르게 느껴졌다. 한겨울이었지만, 차가운 공기 속에 묘하게 따뜻한 냄새가 섞여 있었다. 동네 제빵집에서 막 구워낸 식빵 냄새였다. 조그만 상..

카테고리 없음 2025. 10. 14. 21:25
시간이 천천히 흐르는 도시 후쿠시마 고리야마

도쿄에서 신칸센을 타고 북쪽으로 두 시간을 달리면, 창밖의 풍경이 서서히 달라진다. 높은 빌딩 대신 낮은 지붕의 집들이 늘어서고, 멀리 눈 덮인 산맥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렇게 도착한 곳이 바로 후쿠시마현의 중심 도시, 고리야마다. 처음 내린 역 앞은 의외로 활기찼다. 버스가 오가고, 출근길의 사람들로 가득한 거리, 그리고 빵 굽는 냄새가 골목 사이로 퍼져 나왔다. 하지만 도시의 첫인상이 바쁘게 느껴지기보다 따뜻하게 다가왔던 건, 그 속도 때문이었다. 고리야마의 시간은 확실히 도쿄보다 느리게 흐르고 있었다.고리야마역에서 시작된 하루고리야마역은 생각보다 크고 현대적인 곳이었다. 하지만 그 안에는 오래된 정취가 남아 있었다. 역 구내 상점에서는 후쿠시마산 복숭아를 파는 작은 코너가 있었고, 지역 공예품을 진..

카테고리 없음 2025. 10. 13. 20:48
현대와 여유가 공존하는 도시 일본 쓰쿠바

처음 쓰쿠바를 찾은 건 봄비가 내리던 어느 오후였다. 도쿄에서 전철로 한 시간쯤 북쪽으로 올라가면 만나는 도시, 그것이 쓰쿠바였다. 사람들은 이곳을 ‘과학도시’라고 부른다. 실제로 도시 곳곳에는 연구소와 대학이 줄지어 있고, 하늘에는 드론이 날며, 거리의 전광판에는 실시간 공기 질이 표시된다. 하지만 나는 처음부터 그 ‘첨단’보다도 이 도시가 풍기는 묘한 고요함에 더 끌렸다. 도시의 표면은 현대적이지만, 그 속을 천천히 들여다보면 의외로 따뜻하고 인간적인 리듬이 숨어 있었다.기술의 도시, 그러나 사람의 온기가 있는 곳쓰쿠바의 첫 인상은 ‘정돈된 도시’였다. 도로는 반듯하고, 자전거 도로가 따로 나 있으며, 신호등의 색감조차 부드럽게 느껴졌다. 도쿄처럼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은 많지 않았고, 모두 일정한 ..

카테고리 없음 2025. 10. 12. 19:07
구마모토의 돌다리 마을, 이시바시를 걷다

구마모토의 조용한 강가를 따라 걷다 보면, 문득 돌로 쌓은 다리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이름 그대로 ‘이시바시(石橋)’라 불리는 이 마을은, 돌다리로 유명한 작은 동네다. 처음 이곳을 찾은 건 봄이 막 시작되던 날이었다. 구마모토성의 화려함에 잠시 눈이 머물렀던 나는, 사람들로 붐비는 중심가를 벗어나고 싶었다. 그래서 차를 몰고 남쪽으로 한참을 내려와 만난 게 바로 이 마을이었다. 첫인상은 단순했다. 평범한 시골 마을 같았지만, 그 아래로 흐르는 강과 그 위를 건너는 아치형 돌다리들이 어딘가 낡고, 또 따뜻했다.돌다리 위에서 만난 느린 시간이시바시의 돌다리는 단순한 교통수단이 아니라, 마을의 기억이 담긴 상징이다. 돌을 하나하나 쌓아 올려 만든 다리는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듯 단단했다. 하지만 가까..

카테고리 없음 2025. 10. 11. 22:58
이전 1 2 3 4 5 6 ··· 125 다음
이전 다음

Blog is powered by Tistory / Designed by Tistory

티스토리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