삿포로 한복판을 가로지르는 긴 녹지, 오도리공원은 단순히 ‘도심 속 공원’이라는 말로 설명하기엔 아쉬운 곳입니다. 처음 이곳을 찾았을 때, 저는 삿포로 시계탑에서 길 하나 건너 펼쳐진 이 초록빛 공간에 깜짝 놀랐습니다. ‘이렇게 큰 공원이 도심 한가운데 있다고?’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죠. 오도리공원은 삿포로 시민들의 쉼터이자, 계절마다 다른 얼굴을 보여주는 살아 있는 무대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오도리공원의 역사, 실제로 걸으며 느낀 풍경, 그리고 꼭 추천하고 싶은 코스를 함께 나눠보겠습니다.오도리공원의 역사, 그리고 도시 속 의미오도리공원은 원래 공원으로 조성된 것이 아니라, 삿포로를 동서로 가르는 방화선이자 도로의 일부로 시작되었습니다. 1871년, 홋카이도 개척 시기에 도시를 구획하며 생긴 이 공간은..
비에이를 처음 찾은 건 여름이었다. 엄마와 함께 하는 여행이라 무더운 한국을 피해 시원한 나라로 찾아보던중 여름의 삿포로도 낭만있다는 생각에 삿포로로 향했다. 홋카이도의 여름은 서울의 무더위와는 전혀 다른 세상이었다. 습기 없는 시원한 바람, 끝없이 이어지는 언덕, 그리고 그 위를 덮고 있는 초록 물결. 비에이 역에 내렸을 때, 마치 누군가 풍경화 속으로 나를 초대해준 것 같은 기분이었다. 카메라를 꺼내지 않을 수 없었지만, 솔직히 사진으로는 절대 이 감정을 다 담을 수 없었다. 언덕 위에서 맞은 바람비에이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파노라마 로드와 패치워크 로드다. 그날은 하늘이 유난히 맑았다. 하얀 구름이 느릿느릿 흘러가고, 멀리 보이는 산맥이 희미하게 푸른 안개 속에 잠겨 있었다. 언덕 위에 서자..
벳푸라는 이름을 처음 들었을 때, 머릿속에 가장 먼저 떠오른 건 온천이었다. 하지만 이번 여행은 단순히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 오랫동안 바쁘게 살아오신 부모님께, 잠시나마 온전한 휴식과 편안함을 드리고 싶었다. 그래서 ‘효도여행’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목적지를 벳푸로 정했다. 바다와 산이 함께 있는 조용한 도시, 그리고 일본 온천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곳. 출발 전부터 마음이 한껏 설레었다.숙소 – 부모님이 먼저 웃으신 순간벳푸 역에서 내리자마자, 온천 특유의 유황 향이 은은하게 감돌았다. 우리가 묵을 숙소는 바닷가 바로 앞에 위치한 전통 료칸이었다. 체크인 로비에서부터 고즈넉한 분위기가 흘렀고, 직원분들은 마치 오래 알고 지낸 이웃처럼 따뜻하게 맞아주었다. 방에 들어서자 ..
벳푸를 여행한다면 절대 빼놓을 수 없는 게 바로 ‘지옥온천 투어’입니다. 이름만 들으면 무섭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실제로 가보면 오히려 경이롭고 신기한 풍경에 감탄하게 되죠. 저는 이번에 벳푸를 찾으면서 하루를 온전히 지옥온천 투어에 투자했습니다. 여행 전에는 ‘그냥 온천물 색깔만 다른 거 아닌가?’라는 생각을 했는데, 직접 보고 나니 각각의 매력이 너무 달라서 충분히 하루를 투자할 가치가 있다는 걸 느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제가 걸었던 순서대로, 그리고 느꼈던 감정 그대로 벳푸의 대표 지옥온천인 우미지옥, 치노이케지옥, 시라이케지옥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푸른 호수 같은 우미지옥우미지옥은 벳푸 지옥온천 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명소로 꼽힙니다. 입구를 지나자마자 눈앞에 펼쳐진 건 믿기 힘든 푸른빛 온천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