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클라이페다라는 이름을 처음 지도에서 발견했을 때, 솔직히 말해 그저 작은 항구 도시일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리투아니아의 수도 빌뉴스나 예술적인 카우나스에 비하면 여행자들의 관심이 덜한 곳이었으니까요. 하지만 직접 발을 디딘 순간, 클라이페다는 ‘묵직한 일상과 자유로운 바람이 함께 머무는 도시’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발트해의 바람은 이곳을 거칠게 스쳐 갔지만, 도시 자체는 의외로 따뜻하고 사람 냄새가 가득했거든요. 도시를 거닐며 만난 클라이페다의 리듬클라이페다 올드타운은 유럽의 다른 도시들처럼 크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 아담함 덕분에 오히려 더 편안하게 다가왔습니다. 좁은 돌길을 걸을 때마다 붉은 벽돌 건물과 독일풍 목조 건축물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었는데, 이 도시가 과거 독일과 러시아, 리투아니..

리가라는 이름을 처음 들었을 때, 솔직히 말해 조금은 낯설게 느껴졌습니다. 발트 3국 중 하나인 라트비아의 수도, 발트해 연안의 도시라는 정보 외에는 아는 것이 거의 없었죠. 하지만 직접 발을 들여놓은 리가는, 그 어떤 유명 도시보다도 따뜻하고 매력적인 풍경을 품고 있었습니다. 오래된 돌길, 세월을 간직한 건물들, 그리고 바람처럼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의 웃음. 리가는 낯설면서도 묘하게 친근한 곳이었습니다.올드타운에서 만난 시간의 흔적리가 여행의 시작은 당연히 올드타운이었습니다. 좁은 돌길을 따라 걷다 보면 중세 시대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건물들이 줄지어 서 있습니다. 붉은 지붕과 세월의 흔적이 묻어나는 벽돌 건물들은 마치 오래된 동화책 속 풍경 같았죠. 특히 세 자매의 집(Three Brother..

앙카라라는 도시 이름을 처음 들었을 때, 솔직히 터키의 수도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듯 저 역시 터키라고 하면 곧바로 이스탄불을 떠올렸으니까요. 하지만 앙카라에 도착해 보니, 이곳은 화려한 관광도시가 아닌, 터키라는 나라의 뿌리와 현재가 고스란히 담긴 공간이라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조금 차분하고 단단한 분위기, 그리고 어디선가 풍겨오는 낯설지만 따뜻한 기운. 첫인상은 그랬습니다.아타튀르크 영묘에서 느낀 묵직한 울림앙카라 여행의 시작은 단연 아타튀르크 영묘(아니트카비르)였습니다. 터키 공화국을 세운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의 무덤이자 기념관이 있는 곳으로, 터키인들에게는 그야말로 ‘성지’ 같은 장소였습니다. 입구부터 길게 이어진 돌길을 걸으며 두 줄로 늘어선 사자상들을 지나자..

트빌리시. 이름부터 어딘가 낯설고 이국적이었지만, 실제로 도착해 보니 도시의 공기 자체가 독특했습니다. 조지아의 수도이자 코카서스의 관문인 이곳은, 유럽과 아시아가 만나는 길목답게 다양한 얼굴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좁은 골목길마다 서양식 발코니와 동양적 장식이 뒤섞여 있었고, 오래된 성당과 모스크, 그리고 현대적인 카페가 나란히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처음 걸음을 옮기는 순간, 저는 ‘이 도시에는 이야기가 많겠다’는 걸 직감했습니다.구시가지 골목에서 만난 시간의 흔적트빌리시 여행의 첫 시작은 구시가지였습니다. 낡았지만 따뜻한 색감의 건물들이 줄지어 서 있었고, 발코니에는 꽃이 활짝 피어 있었습니다. 벽돌이 군데군데 떨어져 나간 집들도 많았는데, 그 흔적조차도 마치 이 도시가 걸어온 세월을 말해주는 듯했습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