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리스 여행을 계획할 때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테네를 먼저 떠올리지만, 저는 조금 다른 선택을 했습니다. 에게해의 햇살이 부드럽게 내려앉는 도시, 테살로니키(Thessaloniki). 그곳은 여행지라기보다 삶의 향기가 진하게 배어 있는 곳이었고, 그래서 더 오래 마음에 남았습니다. 바닷가를 따라 걷다 보면 고대와 현대가 한눈에 담기고, 길모퉁이를 돌면 카페와 성당이 나란히 서 있는 풍경이 펼쳐집니다. 테살로니키는 단순히 볼거리를 소비하는 도시가 아니라, 그 속에서 시간을 보내며 이야기를 듣게 만드는 곳이었습니다.하얀 탑 앞에서 맞이한 바닷바람도시에 도착하자마자 가장 먼저 찾은 곳은 ‘하얀 탑(White Tower)’이었습니다. 테살로니키의 상징 같은 건축물인데, 사실 탑 자체만 보면 단순한 원형 석조 건물..

노르웨이 베르겐(Bergen). 북유럽을 여행하면서도 사실 이 도시의 이름은 멀게만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막상 발을 디딘 순간, 베르겐은 제게 아주 특별한 도시가 되어버렸습니다. 알록달록한 목조건물들이 항구를 따라 줄지어 서 있는 풍경, 습기를 머금은 공기에서 느껴지는 바다의 냄새, 그리고 잔잔한 빗소리까지. 모든 게 마치 한 편의 그림처럼 다가왔습니다.항구에서 만난 알록달록한 목조건물들베르겐을 처음 만난 건 브뤼겐(Bryggen) 항구였습니다.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이곳은 중세 시절 한자동맹의 무역 거점이었는데, 지금은 관광객들이 가장 먼저 찾는 명소가 되었죠. 항구를 따라 줄지어 있는 붉은색, 노란색, 하얀색 목조건물들은 단순한 건축물이 아니라 도시의 역사를 고스란히 품고 있었습니다. 저는 비 내리..

호주 본토 남쪽, 차로는 갈 수 없고 반드시 배나 비행기를 타야만 닿을 수 있는 곳. 바로 태즈메이니아 주입니다. 처음 이곳에 가기로 했을 때, 솔직히 저는 “호주의 한 구석에 있는 조용한 섬이겠지” 정도로만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도착하고 나서 느낀 건, 태즈메이니아는 단순한 섬이 아니라 호주 안에서도 전혀 다른 시간을 품은 공간이라는 것이었습니다. 공기는 믿을 수 없을 만큼 맑았고, 바람은 차가우면서도 기분 좋게 살결을 스쳤습니다. 도시의 소음에 익숙했던 제게 태즈메이니아는 잠시 숨을 고르라는 듯 속삭이는 곳이었습니다.호바트에서 시작된 첫인상태즈메이니아 여행의 시작은 주도 호바트(Hobart)였습니다. 산과 바다 사이에 자리한 이 작은 도시는, 대도시의 화려함은 없지만 사람 사는 냄새가 물씬 풍..

호주 빅토리아주의 주도, 멜버른은 ‘예술과 문화의 도시’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는 멜버른에 도착한 첫 순간부터 다른 호주 도시와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건물 벽면 가득 그려진 그래피티, 카페마다 흘러나오는 재즈 선율, 그리고 거리마다 들려오는 사람들의 다양한 언어. 마치 여러 세계가 한 도시에 모여 있는 듯했습니다. 저는 멜버른에서 단순히 관광객이 아니라, 잠시라도 이 도시의 일원이 된 듯한 기분을 느꼈습니다.골목길에서 만난 예술의 숨결멜버른을 이야기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바로 ‘호시어 레인(Hosier Lane)’ 같은 골목길입니다. 저는 멜버른에 도착한 다음 날, 아침 일찍 골목을 찾았는데, 이미 많은 사람들이 벽화를 감상하며 사진을 찍고 있었습니다. 벽마다 알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