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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주(Pérouges)는 프랑스 동부 오베르뉴-론-알프(Auvergne-Rhône-Alpes) 지역, 리옹에서 북동쪽으로 약 30km 떨어진 고대 성곽 마을입니다. ‘프랑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Les Plus Beaux Villages de France)’ 중 하나로 지정된 이곳은 중세 시대의 모습이 완벽하게 보존된 관광 명소로, 오늘날에도 많은 여행자들이 타임슬립을 경험하러 찾는 독특한 장소입니다.

프랑스

자갈길 위를 걷는 중세 도시의 시간 여행

페루주에 발을 디디는 순간, 자갈로 포장된 골목길과 고풍스러운 석조 건물들이 여행자를 반깁니다. 마을은 전체가 고성벽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13세기부터 15세기에 걸쳐 형성된 르네상스 양식의 건축물이 고스란히 보존되어 있습니다. 특히 ‘Place du Tilleul’ 광장은 마을의 중심으로, 200년 된 느릅나무와 함께 수백 년 동안 이어진 지역 주민들의 일상을 상상하게 만듭니다.

자갈길은 비와 바람에 닳아 표면이 반들거리며, 걷는 것만으로도 역사의 무게를 체감할 수 있습니다. 마을 안에는 중세 시대 성당, 대장간, 양조장 등 당시의 생활 흔적을 엿볼 수 있는 건물들이 잘 보존되어 있으며, 일부는 현재도 레스토랑, 갤러리, 수공예 상점으로 운영되고 있어 생생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특히 마을의 주택들은 창문에 꽃이 장식되어 있고, 돌담과 목재 창틀이 어우러져 전형적인 프랑스 시골 마을의 낭만적인 풍경을 보여줍니다. 이러한 요소들은 많은 영화와 드라마의 촬영지로 사용되며, 프랑스 전통의 미학을 대표하는 장소로 꼽힙니다.

석조 건축물이 전하는 고요한 아름다움

페루주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는 석조 건물로 구성된 조화로운 마을 구조입니다. 이곳의 건물들은 주로 13~15세기에 지어진 것으로, 석회암과 모래암을 이용한 구조물이 특징입니다. 투박하지만 견고한 외벽과, 둥근 아치형 문, 작은 창문이 어우러져 방어와 실용성을 동시에 고려한 중세의 건축 양식을 잘 보여줍니다.

많은 건물이 현재도 주거 공간 혹은 숙박 시설로 사용되고 있으며, 일부는 박물관으로 운영되어 페루주의 역사, 방어 체계, 공예 전통 등을 소개합니다. 특히 ‘Maison des Princes’는 당시 귀족이 거주하던 저택으로, 내부에 페루주의 문화사 및 직물 산업 전시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마을을 걸으며 마주치는 성벽과 탑, 장식된 현관, 나무 기둥 등은 시간이 멈춘 듯한 감각을 자극하며, 자연광이 비치는 시간대에 따라 건물의 분위기 또한 달라져 사진 애호가들 사이에서도 인기 있는 장소입니다.

전통 디저트 ‘갈레트 드 페루주’의 풍미

페루주를 대표하는 전통 음식은 단연 갈레트 드 페루주(Galette de Pérouges)입니다. 이 지역의 전통 디저트인 갈레트는 얇은 빵 위에 버터와 설탕, 레몬즙을 얹어 구운 후,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식감을 자랑합니다. 간단한 재료로 만들어졌지만 담백하면서도 깊은 단맛이 특징이며, 따뜻할 때 먹으면 더욱 진한 풍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마을 내 가장 유명한 장소는 Hostellerie du Vieux Pérouges로, 갈레트의 원조 레시피를 전통 방식으로 재현하며 매일 아침 직접 구워 판매합니다. 많은 방문객이 커피나 애플 사이더와 함께 즐기며 광장 벤치에서 여유로운 한때를 보냅니다.

또한 마을에서는 매년 봄과 가을에 페루주 갈레트 축제가 열려, 다양한 갈레트 레시피와 함께 지역 농산물, 수공예품 등을 함께 즐길 수 있습니다. 전통복장을 입은 주민들이 참여하는 축제는 중세의 분위기를 그대로 재현해 보는 이에게 깊은 인상을 남깁니다.

페루주(Pérouges)는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중세와 현대가 조화롭게 공존하는 살아 있는 마을입니다. 자갈길을 걷고, 석조 건물을 바라보며, 전통 갈레트를 음미하는 시간 속에서 여행자는 어느새 시간을 건너뛴 듯한 감동을 경험하게 됩니다. 리옹에서 단 몇 시간 거리지만, 완전히 다른 시공간을 체험하고 싶다면 페루주는 분명 최고의 선택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