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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레이그(Pérouges)는 프랑스 동부 오베르뉴-론-알프(Auvergne-Rhône-Alpes) 지역, 리옹(Lyon)에서 차로 약 40분 거리에 위치한 중세 시대 성곽 마을입니다. 프랑스 정부로부터 “Les Plus Beaux Villages de France(가장 아름다운 마을)” 중 하나로 공식 지정된 이 마을은, 르네상스와 고딕의 건축미가 조화를 이루는 돌담 마을로서, 시간이 멈춘 듯한 고전미와 낭만을 동시에 선사합니다. 자갈이 깔린 거리, 석조 벽의 오래된 집, 그리고 페레이그의 명물 전통 갈레트까지, 짧지만 깊은 여운을 주는 여행지입니다.
자갈길과 고딕 양식 석조 건물로 구성된 마을 전체가 박물관
페레이그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마주치는 것은 중세풍 성벽과 성문입니다. 마치 영화 세트장을 연상케 하는 성문을 지나면, 13세기부터 이어져 온 자갈이 깔린 거리와 회색 석조 건물들이 줄지어 이어집니다. 이 마을은 중세 말기부터 르네상스 시대까지의 건축 양식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으며, 그 덕분에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의 촬영지로도 활용되어 왔습니다.
특히 Placé du Tilleul(라임 나무 광장)은 마을의 중심으로, 거대한 라임 나무와 함께 옛 시장 건물과 작은 카페가 위치해 있습니다. 이곳은 여행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포토존이며, 페레이그의 중심 분위기를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장소이기도 합니다. 골목마다 위치한 대장간, 수공예 상점, 와인 셀러들도 그대로 보존되어 있어 마을 전체가 하나의 살아있는 박물관처럼 느껴집니다.
자갈길은 걷기에 약간 불편할 수 있지만, 바로 이 점이 페레이그의 진짜 매력입니다. 수백 년 전에도 사람들이 걸었던 그 길 위를 지금 당신이 걷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여행의 감동을 더합니다.
르네상스 시대가 느껴지는 마을 건축과 역사적 유산
페레이그는 단순히 아름다운 외관만을 가진 마을이 아닙니다. 14세기 상인들과 직물 산업으로 번성했던 상업도시로서의 역사적 배경이 고스란히 녹아 있습니다. 당시 사용되던 길드 하우스, 시청, 감옥</strong 등이 여전히 보존되어 있으며, 건물 벽면에는 상징 문양과 조각이 새겨져 있어 세세한 부분까지 중세 건축의 섬세함을 엿볼 수 있습니다.
마을의 주요 건축물 중 하나인 Église fortifiée de Sainte-Marie-Madeleine(성 마들렌 요새 교회)는 군사적 방어 기능을 함께 가진 교회로, 두꺼운 벽과 망루가 특징입니다. 이곳은 중세의 불안정한 시기를 살아간 페레이그 주민들의 삶과 믿음을 상징하는 장소로, 관광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깁니다.
마을은 자동차 출입이 제한되어 있어 조용하고 느긋한 산책을 즐기기에 적합하며, 소리를 낮추고 조심스럽게 걸으며 과거의 흔적을 따라가는 기분은 도시에서는 절대 느낄 수 없는 여행의 여유를 선사합니다.
페레이그 전통 디저트 ‘갈레트’의 원조를 맛보다
페레이그를 찾는 또 하나의 이유는 바로 지역 전통 디저트인 ‘Galette de Pérouges’입니다. 이 갈레트는 얇고 바삭한 피자 도우에 버터와 설탕, 레몬 껍질을 얹어 구워낸 것으로, 단순한 재료임에도 놀라울 정도로 깊고 고소한 맛을 자랑합니다.
갈레트는 Hostellerie du Vieux Pérouges라는 고풍스러운 레스토랑 겸 카페에서 직접 구워내며, 갓 구워낸 갈레트를 커피 또는 레몬주와 함께 맛보는 것이 이 마을의 대표적인 여행 코스입니다. 갈레트는 여행객들에게 기념품으로도 인기 많으며, 포장 판매도 가능해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도 여운을 이어갈 수 있습니다.
또한 마을에서는 현지에서 생산한 꿀, 수제 잼, 허브 티도 함께 판매되며, 전통 음식에 관심 있는 여행자들에게는 만족스러운 쇼핑 경험이 됩니다. 특히 갈레트는 마을의 아이콘과도 같은 존재로, 페레이그의 역사와 정체성을 오롯이 담고 있는 대표 먹거리입니다.
페레이그(Pérouges)는 프랑스 여행에서 흔히 놓치기 쉬운 소도시이지만, 중세 건축의 정수, 고요한 골목길, 그리고 깊은 맛의 갈레트로 여행자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특별한 장소입니다. 리옹 근교의 당일치기 혹은 1박 2일 코스로 완벽하며, 복잡한 도시를 벗어나 프랑스의 진짜 아름다움을 느끼고 싶은 분들께 꼭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