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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쥬(Barjols)는 프랑스 남부 프로방스-알프-코트다쥐르(Provence-Alpes-Côte d'Azur) 지역 바르(Var) 주에 위치한 작은 마을로, 예술과 자연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물의 마을’로 유명합니다. 풍부한 샘물 덕분에 과거에는 프랑스 최대의 가죽 산업 중심지였으며, 지금은 수십 개의 분수와 물길, 예술가의 작업실, 전통 시장이 모여 있는 독특한 분위기의 여행지로 변모했습니다.
분수와 샘이 흐르는 마을에서의 산책
바르쥬는 ‘분수의 마을’이라는 별명을 가질 정도로, 마을 전역에 30개 이상의 분수와 수로가 퍼져 있습니다. 이 물줄기들은 대부분 Fontaine Saint-Jean에서 시작되어 마을 골목골목을 따라 흐르며, 바르쥬 특유의 서정적 풍경을 만들어냅니다.
가장 유명한 분수는 Place des Herbes에 위치한 Grande Fontaine으로, 과거 주민들의 주요 식수원이자 소통의 장소였으며 지금은 여행객들의 포토 스팟이자 더위를 식히는 쉼터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산책로는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있어, 분수를 따라 마을을 천천히 걷다 보면 역사와 풍경이 공존하는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여름철에는 물의 시원함과 함께 잔잔한 물소리, 그림자를 드리우는 돌담, 고즈넉한 골목길이 어우러져, 바르쥬 특유의 명상적 분위기를 느끼기에 충분합니다. 대부분의 분수에는 간단한 역사 설명이 곁들여져 있어 물과 함께한 바르쥬의 과거를 엿볼 수 있습니다.
토요일 아침을 가득 채우는 전통 시장
바르쥬의 전통 시장은 매주 토요일 오전에 열리며, 마을 중심 광장과 인근 거리로 확장되어 지역민과 여행객 모두에게 활기를 선사합니다. 이 시장에서는 프로방스산 치즈, 허브, 올리브, 꿀, 수공예품은 물론, 지역 와인과 유기농 채소, 과일까지 다양하게 구매할 수 있습니다.
시장 풍경 자체가 하나의 축제처럼 느껴질 만큼, 활기찬 상인들의 목소리, 향긋한 바질과 라벤더 향, 프랑스식 치즈의 풍미가 곳곳에 퍼져 있어 오감을 만족시키는 체험이 가능합니다. 시장 한쪽에는 작은 공연, 거리 악사, 예술가의 라이브 드로잉도 종종 펼쳐져, 바르쥬만의 문화적 감성을 더해줍니다.
이 시장은 관광객을 위한 상업적 공간이 아니라, 실제 지역 주민의 생활 중심지로 기능하고 있어, 더 진정성 있는 프랑스 시골 마을의 삶을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특별합니다. 여행 중 간단한 피크닉용 식재료를 구입하거나, 와인 한 병과 바게트를 챙겨 마을 외곽에서 소박한 식사를 즐기는 것도 추천합니다.
예술과 장인이 살아 숨 쉬는 마을 분위기
가죽 산업이 쇠퇴한 이후, 바르쥬는 예술가들이 하나둘씩 모여들며 작은 예술촌으로 재탄생하게 됩니다. 과거 가죽공장이었던 공간을 개조한 갤러리, 공방, 예술가의 스튜디오들이 곳곳에 퍼져 있으며, 이들은 계절마다 오픈 아틀리에, 전시회, 체험 워크숍 등을 통해 방문객을 맞이합니다.
특히 여름 시즌에는 Barjols Art Circuit이라는 프로그램이 운영되어, 도보로 예술 공간을 연결하며 작가와 직접 만나고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세라믹, 유리공예, 판화, 수채화, 목공 등 다양한 분야의 창작이 진행되고 있으며, 구매 가능한 소품부터 체험 가능한 수업까지 다양하게 마련되어 있습니다.
또한 바르쥬 주변의 자연환경은 예술가들에게 끊임없는 영감을 제공하고 있으며, 여행자 역시 조용한 시골 풍경과 창작의 분위기를 동시에 누릴 수 있습니다. 이곳에서 머무르는 하루는 단순한 관광을 넘어서 삶의 리듬을 느리는 경험이 될 수 있습니다.
바르쥬(Barjols)는 프로방스의 잘 알려지지 않은 조용한 마을이지만, 물, 시장, 예술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로 여행자에게 풍성한 이야기를 전달합니다. 빠른 여행보다 느린 여행을, 관광보다 일상을 경험하고 싶은 이들에게 바르쥬는 꼭 들러볼 만한 장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