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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텔루 데 비데(Castelo de Vide)는 포르투갈 알렌테주 지역 북동부에 위치한 중세 마을로, 인근의 마르방과 함께 조용한 성곽 마을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이곳은 성채, 유대인 지구, 온천, 하얀 집들로 이어진 골목길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마을로, ‘포르투갈에서 가장 매력적인 언덕 마을’ 중 하나로 꼽힙니다. 고요하고 정갈한 분위기, 깊은 역사적 배경, 그리고 소박한 지역 문화가 함께 공존하는 이 마을은 대도시에서 벗어나 진정한 유럽의 일상을 경험하고자 하는 여행자들에게 이상적인 목적지입니다.
포르투갈
중세 성채 위에서 내려다보는 언덕 마을 풍경
카스텔루 데 비데의 중심에는 13세기에 건축된 카스텔루 데 비데 성채(Castelo de Vide Castle)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성채는 높은 언덕 위에 위치하여 마을 전체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장소로, 트라스오스몬테스와 에스트레마두라 지역의 경계 풍경까지 시야에 들어옵니다. 성벽을 따라 걸으며 바라보는 하얀 지붕의 마을 풍경과 알렌테주의 평원은 압도적인 아름다움을 선사합니다.
성 내부는 비교적 단출하지만, 중세의 흔적이 잘 보존되어 있습니다. 성벽 위를 걸으며 마치 시간여행을 하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으며, 포르투갈-스페인 국경 방어의 전략적 요충지로서의 역사를 느껴볼 수 있습니다. 성 주변에는 작은 공원과 전망대가 있어 피크닉 장소로도 인기가 좋으며, 일몰 무렵에는 붉게 물든 하늘과 하얀 마을이 대비되어 환상적인 경치를 만들어 냅니다.
이곳의 성채는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카스텔루 데 비데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공간으로, 마을과 자연, 역사적 유산이 조화를 이루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유명한 온천과 현지에서 사랑받는 치유의 공간
카스텔루 데 비데는 자연 온천으로도 유명합니다. 마을 외곽에 위치한 Fonte da Vila(폰트 다 빌라) 온천수는 예로부터 치료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지역 주민뿐 아니라 인근 마르방, 스페인 국경 지역의 사람들도 이곳을 찾곤 했습니다. 현재는 공공 식수대 형태로 개방되어 있어 자유롭게 마실 수 있으며, 피부질환이나 위장질환에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또한 근처에는 온천 테라피 센터와 작은 스파 시설도 운영되고 있어, 트레킹이나 마을 탐방 후 피로를 풀기에 좋습니다. 현대적인 시설은 아니지만, 조용한 시골 분위기 속에서 경험하는 온천 문화는 여행자들에게 독특한 경험이 됩니다.
온천 주변에는 조용한 정원과 산책길이 조성되어 있어, 봄과 가을철에는 야생화와 산책의 낭만을 동시에 즐길 수 있습니다. 사람 많지 않은 곳에서 여유 있게 휴식을 취하고 싶다면, 이곳의 온천은 최고의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하얀 골목길과 유대인 지구에서의 느린 산책
카스텔루 데 비데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는 단연 유대인 지구(Judiaria)입니다. 포르투갈 내에서 가장 잘 보존된 유대인 거주 구역 중 하나로, 중세시대 스페인에서 추방당한 유대인들이 이주하여 정착한 마을입니다. 좁고 구불구불한 골목길, 하얀 석회벽의 집들, 돌로 된 문틀, 작은 창문들에서 유대인의 삶과 문화가 고스란히 느껴집니다.
이곳에는 15세기 유대인 회당(Sinagoga)이 복원되어 있으며, 내부에는 당시 사용되던 종교 도구, 문서, 생활 물품 등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회당 옆에는 코셔 의식을 위한 분수와 작은 정원이 있어 그들의 전통 생활 방식을 엿볼 수 있습니다.
이 유대인 지구는 마을 주민들에 의해 정성스럽게 유지되고 있으며, 골목마다 놓인 화분과 벤치는 마치 누군가의 집 마당처럼 친근한 분위기를 줍니다. 관광지라기보다는 살아 있는 유산처럼 느껴지는 공간이며, 아침이나 늦은 오후에 조용히 걸으며 사색하기에 더없이 좋은 장소입니다.
카스텔루 데 비데(Castelo de Vide)는 포르투갈 알렌테주 지방이 가진 깊이와 매력을 모두 담고 있는 중세 마을입니다. 성채 위에서의 절경, 유대인 지구의 문화유산, 그리고 조용한 온천의 여유로움까지, 짧은 일정에도 큰 감동을 안겨주는 이곳은 상업화되지 않은 진짜 유럽의 풍경을 찾는 이들에게 꼭 추천할 만한 여행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