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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르토나(Cortona)는 이탈리아 중부 토스카나(Toscana) 지역의 언덕 위에 자리한 소도시로, 한눈에 반할 만큼 아름다운 풍경과 깊은 역사, 조용한 일상을 간직한 여행지입니다. 영화 <투스카니의 태양 아래(Under the Tuscan Sun)>의 배경으로도 유명해졌지만, 상업적인 명소가 아닌, 토스카나의 진짜 얼굴을 보여주는 마을로서의 정체성을 지키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코르토나의 매력을 건축, 풍경, 문화로 나눠 깊이 있게 살펴보겠습니다.
언덕 위 도시가 선사하는 풍경과 전망
코르토나는 해발 약 600m 고지대에 위치해 있어, 마을 어느 골목에서도 토스카나의 전형적인 전원 풍경을 내려다볼 수 있습니다. 붉은 기와지붕이 줄지어 늘어서 있는 마을과 그 아래로 펼쳐지는 올리브 밭, 포도밭, 들판은 마치 그림엽서처럼 아름답습니다. 특히 마을 최상단에 있는 산타 마르게리타 성채(Fortezza di Girifalco)에서는 발 아래로 트라시메노 호수(Lago Trasimeno)까지 조망할 수 있어 많은 여행자들이 찾는 포토 스팟입니다.
아침에는 산 안개가 언덕을 감싸며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내고, 해질 무렵이면 온 마을이 주황빛으로 물들어 여행자의 마음을 사로잡습니다. 복잡한 도시에서 벗어나 여유로운 자연 속 휴식을 원하는 이들에게 코르토나는 최적의 장소입니다.
역사와 건축이 숨 쉬는 중세 마을
코르토나는 에트루리아 시대부터 이어져 온 도시로, 고대와 중세, 르네상스의 흔적이 마을 전체에 남아 있습니다. 고대 성벽이 아직도 일부 남아 있으며, 중심 광장인 피아짜 델라 레푸블리카(Piazza della Repubblica)는 중세 시대의 중심지로, 여전히 지역 주민들의 생활 중심지 역할을 합니다.
광장 주변으로는 13세기 시청 건물인 팔라초 코무날레(Palazzo Comunale), 르네상스 양식의 건축물들, 그리고 아기자기한 골목길들이 이어집니다. 그 길을 따라 걷다 보면 현지 주민들의 삶과 미소를 가까이서 마주할 수 있습니다. 관광지로서의 겉모습보다 살아 있는 마을의 정서가 오히려 더 강하게 다가오는 점이 코르토나의 진짜 매력입니다.
또한 에트루리아 아카데미 박물관(MAEC)은 이 지역의 고대 유물과 미술품을 전시하고 있어, 단순한 경관 감상 외에도 역사에 깊이를 더하고자 하는 여행자에게 적합한 장소입니다.
예술, 음식, 사람의 감성이 어우러진 문화
코르토나는 단순히 풍경이 예쁜 마을이 아닙니다. 이곳은 소규모 예술가들이 사랑하는 공간으로, 수공예 갤러리, 도자기 공방, 회화 스튜디오 등이 마을 곳곳에 자리해 있어 문화적인 체험을 함께 할 수 있습니다. 또한 매년 여름 열리는 코르토나 온 더 무브(Cortona On The Move)라는 국제 사진 페스티벌은 세계 각지의 사진가들이 모이는 문화 행사로, 마을 전체가 예술 공간으로 변모합니다.
음식 또한 코르토나의 중요한 매력 요소입니다. 트러플 파스타, 퓨레를 곁들인 스테이크, 와인 리조또 등 토스카나 지역의 전통 요리를 맛볼 수 있으며, 대부분 지역 농장에서 공급되는 신선한 재료로 조리됩니다. 지역 와인으로는 비노 노빌레 디 몬테풀치아노를 즐길 수 있으며, 인근 와이너리 투어와 시음도 가능합니다.
무엇보다 이 마을의 진정한 매력은 사람입니다. 상점 주인, 레스토랑 셰프, 거리의 화가까지 모두 여행자에게 먼저 인사를 건넬 만큼 따뜻하고 친절합니다. 문화가 일상 속에 녹아든 이 마을은 빠르게 스쳐가는 관광지가 아닌, 천천히 스며드는 여행지로서 깊은 인상을 남깁니다.
코르토나는 토스카나의 전형적인 언덕 도시 중에서도 가장 조화롭고 정갈한 감성을 지닌 마을입니다. 언덕에서 내려다보는 풍경, 중세 건축물 속을 걷는 여유, 예술과 음식이 어우러진 감성적인 하루는 여행자의 삶에 잔잔한 울림을 남겨줍니다. 복잡한 일상에서 벗어나 진짜 이탈리아를 느끼고 싶다면, 코르토나는 그 기대를 충족시켜줄 완벽한 선택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