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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오자나(Piossasco)는 이탈리아 북부 피에몬테(Piemonte) 주에 위치한 조용한 중세풍 마을로, 토리노(Torino)에서 남서쪽으로 차로 약 30분 거리입니다. 알프스 자락에 자리한 이 마을은 고요한 언덕 지형과 전통 가옥들, 그리고 마을의 상징인 성채(Castello di Piossasco)를 중심으로 형성된 독특한 분위기로 유명합니다. 관광객이 많지 않아 혼잡하지 않고, 이탈리아 시골의 일상과 자연, 전통 문화를 조용히 경험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적합한 여행지입니다.

성채와 중세 마을의 조화로운 풍경

피오자나의 가장 눈에 띄는 건축물은 마을 위쪽 언덕에 위치한 피오자나 성채(Castello dei Nove Merli)입니다. 이 성채는 12세기 경 방어 목적으로 지어졌으며, 이후 여러 귀족 가문의 거주지로 사용되었습니다. 현재는 일부가 복원되어 전시 공간과 문화 행사가 열리는 장소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성채 주변의 돌담 골목과 고풍스러운 석조 가옥들은 중세 유럽 특유의 정취를 느끼게 하며, 특히 해 질 무렵 언덕에서 내려다보는 마을과 평야의 풍경은 감탄을 자아냅니다. 마을 중심으로는 작은 광장이 있고, 그 주변에 위치한 성 루이지오 성당(Chiesa di San Luigi)은 간결하지만 품격 있는 외관과 내부의 고풍스러운 프레스코화가 인상적입니다.

건축 애호가들에게는 로마네스크와 르네상스가 공존하는 다양한 양식의 주택들이 흥미로운 관찰 대상이 되며, 사진가들에게도 매우 매력적인 피사체를 제공합니다.

이탈리아

피에몬테 전통 요리와 슬로우 푸드 체험

피오자나는 작지만, 피에몬테 지역 고유의 요리를 맛볼 수 있는 진정한 미식 마을입니다. 마을에는 소규모의 가족 운영 레스토랑과 트라토리아가 곳곳에 자리해 있으며, 이들은 모두 지역산 재료를 활용해 음식을 조리합니다.

대표적인 지역 음식으로는 비텔로 토나토(Vitello Tonnato), 타진 오브 베조타(Tajarin al burro e salvia), 그리고 다양한 치즈와 육가공품이 있습니다. 특히 산악지대에서 키운 유기농 소고기와 제철 채소를 활용한 요리는 건강한 맛과 함께 지역 특색을 잘 살려냅니다.

현지 와인 또한 빼놓을 수 없습니다. 피오자나는 바롤로(Barolo), 바르바레스코(Barbaresco)로 대표되는 와인 산지인 랑게(Langhe) 지역과 가까워, 다양한 소규모 와이너리에서 생산된 와인을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습니다. 또한 일부 레스토랑에서는 슬로우 푸드 연합과 협업한 메뉴를 운영하며, 예약 시 쿠킹 클래스도 체험할 수 있습니다.

시골 일상 속에서 느끼는 이탈리아의 여유

피오자나의 가장 큰 매력은 자연스럽고 여유로운 시골 분위기에 있습니다. 대형 관광지가 아니기 때문에 관광지화된 상업시설보다는 진짜 이탈리아인들의 삶이 묻어나는 풍경을 볼 수 있습니다. 매주 열리는 현지 시장에서는 채소, 치즈, 수공예품, 빵 등이 판매되고, 현지 주민들과 인사를 나누며 소통하는 경험은 여행의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합니다.

주변 언덕길을 따라 이어지는 걷기 좋은 산책로와 트레킹 코스도 잘 마련되어 있어, 아침 산책이나 오후의 느긋한 자연 산책에 안성맞춤입니다. 여름에는 포도 수확, 가을에는 밤과 송로버섯 채집 등 계절별 농촌 체험도 가능해, 여행자가 자연과 함께하는 삶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합니다.

또한 피오자나는 느린 여행을 지향하는 '슬로우 시티' 정신에 가까운 마을로, 차분하게 머물며 독서, 글쓰기, 사진 등 창작 활동을 하기에도 적합한 환경입니다.

피오자나(Piossasco)는 크고 화려한 관광지는 아니지만, 중세 건축의 고요함, 피에몬테 요리의 깊은 맛, 그리고 시골 일상의 따뜻함이 어우러진 곳입니다. 북이탈리아 여행 중 하루나 이틀 정도 여유가 있다면, 이곳에서 진정한 휴식과 영감을 얻어보는 것도 좋습니다. 조용하지만 깊이 있는 여행을 원하는 이들에게 피오자나는 최고의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