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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레토(Spoleto)는 이탈리아 중부 움브리아(Umbria) 주에 위치한 고풍스러운 언덕 도시로, 고대 로마 시대부터 중세와 르네상스 시대까지 이어지는 다층적인 역사와 문화를 간직한 명소입니다. 특히 이곳은 고대 로마 유적, 중세 고성, 그리고 세계적으로 유명한 예술 축제로 잘 알려져 있어, 조용한 마을 분위기 속에서도 풍부한 콘텐츠를 경험할 수 있는 독특한 여행지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로마 유적의 흔적이 살아 숨 쉬는 언덕 도시
스포레토는 로마 제국 시대부터 전략적으로 중요한 도시였으며, 오늘날에도 그 유산이 곳곳에 남아 있습니다. 대표적인 유적은 로마 원형극장(Teatro Romano)으로, 기원전 1세기에 지어진 이 극장은 현재도 다양한 공연과 문화 행사에 활용되고 있습니다. 석조 좌석과 무대 구조가 잘 보존되어 있어 로마 건축의 미학과 기술력을 생생히 느낄 수 있는 공간입니다.
이외에도 산 피에트로 대성당(San Pietro Extra Moenia)과 산 그레고리오 대성당(San Gregorio Maggiore) 등 초기 기독교 건축물들도 눈에 띄며, 이들은 로마 양식과 중세 양식이 결합된 독특한 외관을 자랑합니다. 성당 내부의 프레스코화와 모자이크는 여행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깁니다.
도시 전역에 퍼져 있는 유적들과 골목길은 산책을 하며 자연스럽게 역사와 마주할 수 있는 구조를 가지고 있어, 인위적이지 않고 자연스러운 여행을 원하는 이들에게 이상적인 장소입니다.
알보르노스 요새와 폰테 델레 토리의 압도적 풍경
스포레토에서 가장 상징적인 건축물 중 하나는 알보르노스 요새(Fortezza Albornoziana)입니다. 14세기 중반에 지어진 이 요새는 중세 방어 건축의 걸작으로, 도시의 가장 높은 지점에 위치해 있어 스포레토 전경과 움브리아 평원, 아펜니노 산맥까지 한눈에 조망할 수 있습니다.
요새 내부는 현재 박물관과 문화 행사 공간으로 사용되며, 고대부터 현대까지 이어지는 지역의 역사를 전시합니다. 특히 탑에서 내려다보는 폰테 델레 토리(Ponte delle Torri)는 절벽을 가로지르는 거대한 석조 다리로, 스포레토를 대표하는 풍경입니다. 이 다리는 로마 시대의 수로 시설을 개조하여 만든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총 길이 230m, 높이 80m에 달하는 장관을 자랑합니다.
다리 위 산책길을 따라 걸으면 자연과 도시가 어우러진 압도적인 전경을 즐길 수 있으며, 사진 애호가와 트레킹 여행자들에게도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이 길은 스포레토-노르차 옛 철도 트레일(Spoleto-Norcia Greenway)과도 연결되어 있어 하이킹 코스로도 적합합니다.
세계적 예술 축제, ‘두 세상의 축제(Festival dei Due Mondi)’
스포레토를 특별하게 만드는 또 하나의 요소는 매년 여름 열리는 Festival dei Due Mondi(두 세상의 축제)입니다. 1958년 이탈리아 작곡가 지안 카를로 메노티(Gian Carlo Menotti)에 의해 창설된 이 축제는, 유럽과 미국의 예술세계를 연결하는 취지에서 시작되어 지금은 세계적 수준의 공연 예술 축제로 성장했습니다.
축제 기간 동안 스포레토 전역에서는 오페라, 현대 무용, 연극, 실내악, 재즈 콘서트 등 다양한 공연이 펼쳐지며, 중세 성당, 고대 극장, 야외 광장 등이 무대가 되어 도시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공연장으로 탈바꿈합니다.
특히 Teatro Romano와 알보르노스 요새는 축제의 핵심 공연 장소로, 고대와 현대가 공존하는 독특한 무대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축제 기간에는 세계 각국의 예술가, 작곡가, 안무가들이 참여해 국제적인 문화 교류의 장이 열리며, 관광객들 사이에서도 해마다 더 많은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스포레토(Spoleto)는 단순한 중세 마을이나 역사 도시가 아니라, 고대 로마의 유산, 중세 건축의 아름다움, 그리고 현대 예술의 생동감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여행지입니다. 느리고 조용한 이탈리아의 일상을 즐기면서도 풍성한 볼거리와 체험을 원한다면, 스포레토는 반드시 일정에 포함해야 할 가치 있는 도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