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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미온도(Morimondo)는 이탈리아 롬바르디아 주에 위치한 소박하고 조용한 마을로, 밀라노에서 약 30km 거리의 근교 여행지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12세기 시토회 수도원이 중심이 되는 이곳은 중세의 고요한 분위기와 함께, 넓은 시골 풍경, 지역 특산물이 어우러져 역사·자연·미식이 함께하는 슬로우 트래블 명소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중세 수도원에서 만나는 고요한 시간
모리미온도의 대표 명소는 단연 모리미온도 수도원(Abbazia di Morimondo)입니다. 이 수도원은 1134년 시토회(Cistercian Order)에 의해 설립되어, 지금까지도 중세 수도원 건축의 모범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붉은 벽돌로 지어진 수도원의 외관은 단순하면서도 견고하며, 내부는 차분한 고딕 양식으로 꾸며져 있어 시간이 멈춘 듯한 고요함을 느끼게 합니다.
수도원 내부에는 성당, 회랑(Chiostro), 수도사들의 생활 공간, 고서 도서관이 보존되어 있으며, 가이드 투어나 오디오 설명을 통해 그들의 일상과 신앙을 가까이서 체험할 수 있습니다. 특히 수도원의 회랑은 햇살과 그림자가 맞물리는 아름다운 공간으로, 사진 애호가들의 인기 포인트이기도 합니다.
또한 수도원에서는 계절마다 중세 음악회, 묵상 워크숍, 농산물 장터 등이 열리며, 단순한 관람을 넘어 마음의 평화와 정적인 체험을 함께 누릴 수 있는 장소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이탈리아 전원의 풍경을 따라 걷는 평화로운 길
모리미온도는 수도원을 중심으로 한 마을 규모가 작지만, 주변 자연 환경은 탁 트인 전원의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담고 있습니다. 수도원 밖으로 나가면 펼쳐지는 밀밭, 포플러 숲, 구불구불한 농로는 자연 그대로의 유럽 시골 풍경을 만끽할 수 있는 산책길입니다.
이 지역은 특히 티치노(Ticino) 강 인근 자연공원과 인접해 있어, 도보 트레킹, 자전거 여행, 야생 조류 관찰 등 다양한 에코 투어리즘 활동도 가능합니다. 수도원에서 출발해 주변 마을을 잇는 슬로우 푸드 루트(Slow Food Route)도 조성되어 있어, 자연과 전통을 함께 체험할 수 있습니다.
주말이면 밀라노 시민들이 가족 단위로 모리미온도를 방문해 피크닉, 자연 산책, 유기농 마켓 방문을 즐기며 도시에서의 스트레스를 풀곤 합니다. 혼잡하지 않은 환경과 넓은 하늘, 그리고 맑은 공기는 이곳을 ‘하루치 힐링’에 딱 맞는 여행지로 만들어줍니다.
로컬 식재료로 즐기는 소박한 미식 여행
모리미온도에는 수도원을 중심으로 한 몇 개의 전통 트라토리아(Trattoria)와 아그리투리스모(Agriturismo)들이 운영되고 있어, 지역의 신선한 식재료를 활용한 로컬 미식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특히 이 지역은 살라미, 리조또, 치즈, 와인으로 유명하며, 대부분 슬로우 푸드 협회와 연계된 식당에서 제공됩니다.
이곳에서 맛볼 수 있는 대표 메뉴로는, 살라미 디 모르티젤라(Salame di Mortadella), 제철 채소를 곁들인 밀라노식 리조또(Risotto alla Milanese), 현지에서 양조된 바르베라 와인(Barbera) 등이 있습니다. 재료의 신선함과 단순한 조리법에서 오는 풍미는 화려하진 않지만 오래 기억에 남는 맛을 선사합니다.
또한 수도원 앞 광장에서는 매달 첫째 주 일요일마다 로컬 농산물 마켓이 열려, 직접 재배한 올리브오일, 잼, 유기농 채소, 허브차 등을 구매할 수 있습니다. 소박하지만 정성 가득한 제품들은 모리미온도만의 미식 문화의 일면을 보여줍니다.
모리미온도(Morimondo)는 단순한 수도원 마을을 넘어, 이탈리아 중세의 정서, 자연 속의 평화, 그리고 진정성 있는 식문화가 조화롭게 어우러진 소중한 여행지입니다. 밀라노에서 멀지 않지만 전혀 다른 속도의 하루를 보내고 싶다면, 모리미온도에서의 산책과 식사는 그 어떤 명소보다 깊은 여운을 남겨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