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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비녜(Trebinje)는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의 최남단에 위치한 작고 평화로운 도시로, 크로아티아의 인기 관광지인 두브로브니크에서 불과 30km 거리에 위치해 있어 ‘두브로브니크의 이웃 도시’로 불리기도 합니다. 고풍스러운 석조 다리와 구시가지, 지중해식 기후, 와인과 올리브가 어우러진 이 도시는 아직 관광객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오히려 그 조용함 속에서 진정한 유럽 소도시 여행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곳입니다.
석조 다리와 구시가지에서 만나는 역사
트레비녜의 중심에는 아르슬란아기차 다리(Arslanagića Bridge)라는 아름다운 석조 다리가 있습니다. 16세기에 오스만 제국에 의해 건설된 이 다리는 트레비슈니차(Trebišnjica) 강 위에 우아한 아치형으로 놓여 있으며, 주변 풍경과 완벽한 조화를 이루며 그림 같은 장면을 연출합니다. 이 다리는 과거 상인과 순례자들이 자주 오갔던 경로로, 현재는 산책로와 포토 스폿으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다리에서 이어지는 구시가지는 고요하면서도 정갈한 분위기를 자랑합니다. 석조 골목길, 고딕과 오스만 양식이 공존하는 건물, 작지만 아기자기한 광장이 인상적이며, 카페와 상점, 갤러리들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있어 여유롭게 걸으며 마을의 정취를 느끼기에 좋습니다. 특히 토요일마다 열리는 재래시장에서는 현지 농산물과 수공예품을 구경하고 구매할 수 있어 지역 문화를 체험하는 데 제격입니다.
트레비녜 와인 문화의 중심지
트레비녜는 보스니아 내에서도 손꼽히는 와인 산지로, 특히 지중해성 기후와 석회질 토양이 어우러진 독특한 환경에서 재배되는 포도로 만든 와인이 유명합니다. 이 지역의 대표 와인 품종은 블라티나(Blatina)와 즈릴라브카(Žilavka)로, 산뜻한 화이트와 탄탄한 바디감의 레드 와인을 모두 맛볼 수 있습니다.
도시 외곽에는 여러 소규모 와이너리와 포도농장이 있으며, 와인 시음 투어도 활발히 운영됩니다. 그 중 가장 유명한 곳은 Vukoje 와이너리로, 트레비슈니차 강과 마을 전경이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에 위치해 있어 절경과 함께 와인을 즐길 수 있습니다. 시음 외에도 현지 음식과 페어링한 코스 요리, 와인 셀러 투어, 숙박까지 가능한 종합 와인 리조트로 구성되어 있어 하루 코스로 추천됩니다.
와인과 함께하는 식사에서는 보스니아 전통요리(Ćevapi, Pita 등)뿐만 아니라 이 지역만의 특색 있는 요리들도 맛볼 수 있어 미식가들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여행 중 한 번쯤은 이 조용한 도시에서 와인을 곁들인 여유로운 점심을 즐겨보는 것도 큰 즐거움입니다.
지중해 풍경과 자연이 어우러진 도심 속 힐링
트레비녜는 보스니아에서 가장 따뜻한 도시로 꼽힐 만큼 온화한 지중해성 기후를 자랑합니다. 도시 전체가 강을 중심으로 펼쳐져 있고, 강변에는 푸른 나무들과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어 아침과 저녁 산책 코스로 인기가 높습니다. 자전거 도로도 잘 마련되어 있어 자전거로 마을 외곽까지 둘러보는 여행도 추천할 만합니다.
구시가지에서 조금만 걸어나가면 헤르체고바차 그라디나(Hercegovačka Gračanica)라는 언덕 위 교회가 나옵니다. 세르비아 정교회 양식으로 지어진 이 교회는 내부의 프레스코화뿐만 아니라, 언덕 위에서 내려다보는 트레비녜 전경과 석양이 절경으로 손꼽힙니다. 택시나 도보로 쉽게 접근할 수 있으며, 여행 중 가장 감성적인 포인트 중 하나입니다.
또한 트레비녜는 근처에 지중해 해안 도시들과 가까워 크로아티아 두브로브니크, 몬테네그로의 헤르체그 노비 등과 함께 여행 일정을 구성하기 좋습니다. 국경을 넘는 이동이 용이해 짧은 유럽 소도시 여행의 거점 도시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트레비녜(Trebinje)는 크지는 않지만 강과 석조 다리, 와인과 햇살, 조용한 일상이 어우러진 매력적인 여행지입니다. 복잡한 도시와 인파에서 벗어나 여유롭게 걸으며 와인을 마시고, 따뜻한 햇살 아래 중세 도시의 풍경을 즐기고 싶은 이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보석 같은 곳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