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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라노 대성당은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고딕 건축물이자 밀라노 여행의 핵심 명소로 꼽힌다. 그러나 많은 여행자가 외관 촬영과 내부 관람에 그치며 이 공간이 지닌 역사적·종교적 의미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채 지나친다. 이 글에서는 밀라노 대성당을 보다 깊이 있게 즐기기 위해 알아두어야 할 관람 관점과 동선, 그리고 놓치기 쉬운 핵심 요소를 정리한다.

밀라노 대성당

밀라노 대성당은 ‘보는 장소’가 아닌 ‘읽는 공간’이다

밀라노 대성당을 깊이 있게 즐기기 위해서는 먼저 이곳을 단순한 관광 명소가 아닌 하나의 거대한 기록물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 밀라노 대성당은 14세기 후반에 건설이 시작되어 완공까지 수백 년이 걸린 건축물로, 특정 시대의 양식이 아닌 여러 시대의 건축 철학과 종교관이 겹겹이 축적된 공간이다. 외관을 장식하는 수천 개의 첨탑과 조각상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중세와 근대에 걸친 신앙의 상징이자 도시 권력의 표현이다. 이러한 배경을 이해하지 못하면 대성당은 웅장하지만 다소 추상적인 건물로만 남게 된다. 반대로 건축 시기와 용도, 정치적 맥락을 알고 관람하면 하나의 돌조각, 하나의 창문에도 의미가 부여된다. 밀라노 대성당은 빠르게 소비하는 관광 대상이 아니라, 천천히 해석하며 바라볼수록 깊이가 드러나는 장소라는 점에서 접근 방식 자체가 달라져야 한다.

 

외관과 내부, 그리고 옥상까지 이어지는 입체적 관람 동선

밀라노 대성당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외관, 내부, 옥상 테라스를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해 관람하는 것이 중요하다. 외관에서는 고딕 양식 특유의 수직성과 조각의 밀도를 관찰해야 한다. 수많은 성인상과 장식은 하늘로 시선을 끌어올리며 신에 대한 경외를 시각적으로 구현한다. 내부로 들어서면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진다. 어둡고 높은 공간, 색유리를 통해 들어오는 제한된 빛은 신성함과 침묵을 강조하며, 외부의 화려함과 대비를 이룬다. 특히 스테인드글라스는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성경 이야기를 시각적으로 전달하는 도구로, 장면 하나하나를 천천히 살펴볼 가치가 있다. 이후 옥상 테라스로 올라가면 밀라노 대성당의 구조를 완전히 다른 시선에서 이해할 수 있다. 첨탑 사이를 직접 걸으며 도시를 내려다보는 경험은 대성당이 단순한 예배 공간을 넘어, 밀라노라는 도시의 중심이었음을 실감하게 한다. 이 세 단계를 분리하지 않고 연결해 관람할 때 비로소 밀라노 대성당의 입체적인 가치가 드러난다.

 

사전 이해와 여유로운 시선이 관람의 깊이를 결정한다

밀라노 대성당을 깊이 있게 즐기기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는 충분한 시간과 사전 이해이다. 많은 여행자가 일정에 쫓겨 빠르게 이동하며 사진 촬영에 집중하지만, 이러한 방식으로는 대성당이 지닌 본질을 체감하기 어렵다. 관람 전 간단하게라도 건축 배경과 종교적 의미를 숙지하면, 현장에서 보이는 요소들이 단순한 장식이 아닌 의미 있는 상징으로 다가온다. 또한 내부 관람 시에는 안내 표지와 설명을 천천히 읽으며 공간의 흐름을 따라가는 것이 좋다. 밀라노 대성당은 압도적인 규모로 감탄을 유도하는 장소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침묵과 사색을 요구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이러한 태도로 접근할 때, 여행자는 단순히 유명한 명소를 방문했다는 만족을 넘어, 오랜 시간 사람들의 신앙과 도시의 역사가 축적된 장소를 직접 체험했다는 깊은 인상을 얻게 된다. 결국 밀라노 대성당은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기억으로 남는 공간이라 할 수 있다.